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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여태까지 블로그를 해 왔었는데 이제는 왜 비디오를 올리냐?라는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몇 분 계세요. 제가 여태까지 온라인 상의 글을 써 온 거는 생각해 보니까 20년은 되는 거 같아요. 제가 블로그를 주로 했던 이유는 저는 글을 읽는 걸 많이 좋아하는 편이었어요. 제가 말을 하거나 읽는 게 되게 빠른 편이에요. 글이라는 것은 제 페이스대로 읽어 갈 수가 있는데 비디오는 아무래도 그런 제 성향에 비해 너무 느린 느낌이 있어요. 그러다가 저보다 젊은 사람들을 관찰해 보니 이제는 글을 읽는 것보다는 보거나 듣는 쪽으로 문화가 더 많이 형성되어 있더라고요. 그걸 보고 '사람들이 부담감 없이 정보를 접하기에는 차라리 듣거나 보는 게 낫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 왔었는데 그럼에도 그러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블로그에서 써 놨던 것들은 RSS 리더만 해놓고 싱크만 한 번 해주면 시간이나 장소 제약 없이 바로 볼 수 있잖아요? 그에 비해 비디오 같은 경우는 동영상을 보기 위한 셀룰러 데이터나 와이파이에 연결되어 있어야 되니까 그게 해결이 되지 않으면 어렵겠구나...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결국 비디오를 볼 수 있는 곳은 컴퓨터에서가 전부가 아닐까... 그리고 그것도 집에 있을 때 정말 시간이 남고 자투리 시간 남을 때가 아니면 못 보는 게 아닐까... 란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 이후로 세상이 많이 바뀌었어요. 한국에서는 와이파이도 많이 보급되었고 스마트폰으로 테더링도 많이 사용하고 그래서 사람들이 동영상 보는 게 전혀 문제가 없는 것 같더라고요. 캐나다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많요.
그리고 피곤하거나 이럴 때 확실히 눈은 쉬는 게 낫더라고요. 요즘은 차라리 책을 읽을 때도 오디오 북이 있으면 그걸 더 선호하는 편이에요. 물론 오디오나 비디오의 단점이 플레이는 계속되는데 집중하지 않으면 의식의 흐름대로 그냥 머릿속에 들어오는 거 없이 시간만 이렇게 보낼 수 있는 단점도 있죠. 물론 멈췄다가 다시 되돌려 본다던가 하는 게 점점 습관화가 된다면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지만요.
가끔 블로그 글 읽으시는 분 중에 그런 얘기를 해요 '비디오로 올려주면 쫌 나을 거 같다.', '회사에서 일할 때 블로그 열어놓고 읽고 있으면 사람들이 놀고 있다는 걸 안다. 근데 이게 만약 비디오라면 유튜브를 최소화해서 틀어놓고 소리는 그냥 헤드폰 끼면 눈치가 안 보이더라' 그래서 '아 그런 것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고요.
가장 큰 계기가 됐던 건 한국 게임 개발계의 악동으로 유명하신 알코올 코더님이 팟캐스트를 한동안 하셨어요. '게임 개발 랩소디'라는 팟캐스트인데 저도 한 2번 정도 나왔었고(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agebreak&logNo=60174042553&referrerCode=0&searchKeyword=%ED%8F%AC%ED%94%84) 그거를 들으면서 ' 사람들이 이제 글보다는 점점 시청각 매체를 선호하는구나'라고 생각했었지만 저는 콘텐츠가 사람들에게 노출이 잘되지가 않는 것 같아서 팟캐스트는 할 생각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D모사의 테크니컬 디렉터로 유명하신 Rhea 형님이 Rhea TV를 여셨거든요. 그걸 보면서 '저 사람이 먼저 했구나..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죠. 그동안 계속해야지 해야지 생각만 해오다가 최근에 회사도 몇 번 옮겨 다녔고 도시를 한 2번 옮겨 다녀서 자리 잡는데 적응 기간이 필요했고 해서 지금에서야 여유가 생겨서 하는 거예요.
그럼 과연 블로그는 어떻게 해야 될까? 그건 모르겠어요. 시간이 되면 비디오랑 블로그를 동시에 같이 할 순 있겠지만 이건 좀 지켜봐야 될 거 같고요. 비디오를 녹화하는 또 하나는 글을 쓰게 되면 자꾸만 완성된 글을 몇 번이나 읽으면서 잘못된 내용을 다시 수정하려고 해요. 근데 비디오라는 건 새로 올리지 않는 이상 한번 업로드되면 수정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그 걱정이 없어졌고 글은 하나 올리는 데 1시간이 금방 가요. 비디오는 녹화는 5~10분 정도 하는 것 같은데 중간에 어색한 부분만 편집하고 나면 고칠 내용은 없고 해서 비디오가 제 시간 절약에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이걸 블로그로 다시 옮길지 아닐지는 모르겠고 아니면 지금 생각으로는 블로그로 옮기되 그냥 핵심 요약만 몇 줄로 정리해놓고 '나머지는 비디오를 보세요'라고 할까 그런 생각도 하고 있어요. 제가 비디오를 올리게 된 계기는 이렇고 이제부터 얼마나 자주 올리게 될지는 아직은 모르겠는데 생각나는 거 있으면 그냥 올리고 블로그가 그랬듯이 이게 게임 개발에만 국한될 것 같진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