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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제가 블로그에 '콘솔 게임은 과연 죽었는가?' 이런 글을 올린 적이 있어요
작년(2012년)에 한참 '콘솔 게임은 죽었다'라는 그런 기사가 많이 나왔었고요, 올해(2013년)는 'PC 온라인 게임은 죽었다' 이런 기사가 많이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그 때나 지금이나 언제나 똑같이 했던 얘기가 '콘솔 게임은 죽지 않았다' 였어요. 일단은 제가 지난 8~9년째 콘솔 게임만 만들고 있는 사람으로서 콘솔 시장에서는 제품이 한번 나오면 한 5~7년 정도 버티고 그다음 버전이 나오고 이러거든요? 그 제품 하나의 수명이 끝나갈 때가 지금 이 시기 에요 xbox 360 하고 PS3가 이제 끝나가고 xbox ONE 하고 PS4가 나오잖아요. 차세대 콘솔기기로 넘어가는 시점에서는 언제나 기존의 콘솔 시장이 약간은 위축이 되는 건 사실이거든요 그러면서 개발사들이 차세대 콘솔기기 쪽의 제품 개발로 넘어가면서 차세대 시장에서의 기대가 커지는 상황이고요. 근데 저는 PC 쪽도 죽지는 않았다고 봐요. 블로그에도 적었듯이 무슨 차이가 있는 거냐면 시장이 죽는 게 아니라 조금씩 변해 가는 거예요. 예전에 하드코어 게이머들은 언제나 콘솔 쪽에 있었고요, PC 쪽에도 하드코어 게이머들은 존재했어요. 거기다가 한 때 캐주얼 게임 시장이 성 장면서 웹 브라우저 기반의 단순한 게임들이 많이 나왔을 때도 PC 쪽에 이용자들은 많았거든요. '이 유저 층들이 점점 모바일 쪽으로 가면서 이제 모바일 게임을 많이 한다. 그래서 콘솔과 PC는 이제 끝났다' 이런 주장인데 모바일 쪽으로 많이 넘어갔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 콘솔이나 PC 게임 이용자가 줄어든 것은 맞는 것 같아요. 근데 그걸 죽었다고 말하기는 정말 어렵다고 보는 게 저는 이것을 그냥 영화 계하고 비교를 해서 보거든요.
영화계에서 정말로 돈을 버는 영화들 보면은 대부분 로맨스, 코미디 이런 영화들이 대부분인데 그런 영화들은 세트장 몇 개 만들어 놓고 거기서 1달 정도 촬영하면 나오는, 제작비가 크게 안 들어가는 그런 영화거든요. 그런데 그런 영화들에 비해서 블록버스터 장르는 제작비도 엄청 들고요, 그리고 촬영 기간도 엄청 길고 CG 효과도 들어가는데 그거대로 제작비가 장난이 아니에요. 블럭버스터 장르 영화 한 편 있다면 블럭버스터 장르가 아닌 영화들이 한 100개 정도는 될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근데 이런 돈이 많이 드는 영화들은 여전히 제작되고 개봉을 해요. 그러면서 영화 시장에서 공존하고 있거든요? 블록버스터 영화도 보고 싶지만 로맨스나 코미디도 보고 싶어 하는 게 사람의 심리거든요.
다시 게임 쪽으로 돌아와서 영화에서 블록버스터 급에 해당하는 고사양 게임들을 돌릴 수 있는 플랫폼이 사실은 많지 않아요. 콘솔이나 고사양 PC가 전부예요. 그러면 결국 전부 다 모바일로 넘어가더라도 여전히 콘솔을 필요로 하는 게임들이 존재하고요. PC는 이것보다는 조금 다른 개념인데 PC에서 MMORPG가 많이 컸던 이유 중에 하나는 '고사양 게임을 돌릴 수 있는 플랫폼' 이어서가 아니라 '다른 유저와 채팅을 할 수 있다'라는 개념이 제일 컸거든요?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모바일 쪽에서 실시간 채팅이 될 정도의 안정적인 네트워크 구성은 어렵다고 봐요. PC 쪽은 접속이 끊어지는 일이 거의 없다고 보면 맞거든요? 근데 모바일 쪽은 통신 기지국이나 와이파이 범위를 벗어나기 시작하면 점점 접속이 끊어지면서 실시간으로 뭔가 할 수 있는 게 적어지기 때문에 그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개선되겠지만 그래도 PC 쪽에 접속 속도를 이길 순 없다고 보고요. 그리고 아무리 모바일 기술이 발전해서 모바일 인터넷 속도가 빨라진다 해도 컴퓨터 쪽에 쓰는 인터넷도 그만큼 빨라지겠죠. 마찬가지로 '콘솔에서 지금 고사양 게임을 돌리지만 모바일이나 태블릿이 이걸 따라잡는 건 시간문제다'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모바일이 발전하는 동안 콘솔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어요.
그리고 사람들 심리가 영악하다 해야 되나? 만약에 제가 오늘 어떤 블록버스터 영화를 봤어요. 그러면 그다음 바라는 것은 오늘 봤던 것보다 더 큰 기대를 하게 만드는 영화여야 해요. 예를 들어서 본인이 한 5~10년 전에 봤던 영화인데 당시에 '최고다.. 이 이상의 특수 효과는 나올 수가 없어.' 당시에 이런 생각으로 봤던 영화를 지금 다시 한번 찾아서 보세요. 지금 보면 느끼시는 게 요즘에 나오는 영화에 비해서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 거예요. 사람이라는 게 가면 갈수록 더 새롭게 발전하는 기술에 익숙해지면서 옛날에 봤던 영화에서 그 당시에는 새롭고 신비했던 느낌을 받았던 경험이 이제는 그게 그저 오래된 기술... 단점으로 보이는 거죠.
그러면 왜 사람들이 '콘솔은 죽었다.' 'PC는 죽었다' 이런 얘기를 하느냐? 누가 처음에 그 이야기를 했느냐를 먼저 살펴보면 아마 이해가 좀 더 쉬울 것 같아요. 일단은 상장 기업이라면 주가가 하락하는 걸 방어하기 위해서 투자자들에게 불안요소를 해소하려는 게 있어요. 만약에 올해 회사의 실적뿐만 아니라 앞으로 전망에서 이런 잠재적 위험요소가 있는데 거기에 회사가 대비되어 있다는 게 확인이 되면 주가는 계속 유지가 되는 거거든요.(올라갈 수도 있지만 보통 유지가 된다고 봐요) 그게 아니라 점점 현재의 지금 판매 중인 제품의 영업매출이 줄고 그에 따라 영업이익도 줄어든다 라는 게 보이면 투자자들은 투자했던 돈을 회수하게 되어 있어요 그러면 점점 주가가 떨어지는 거고요. 간단하게 보면 이런 건데 그래서 대기업 같은 경우는 이제 가끔 회사 비전을 발표하잖아요? '미래를 위해 모바일 쪽에 투자를 하겠다.' 저는 그런 건 굉장히 좋다고 봐요. 어떤 상황에서 그게 좋다고 보냐면 현재 만들고 있는 제품이 있고 그 제품이 한동안 계속
수익을 유지해 왔고 그 수익에서 남은 돈(잉여 수익금)을 가지고 시장이 어떤 식으로 변해가니깐 이것에 대비해 다른 부분에서 좀 투자를 하겠다. 단 지금 내가 돈을 잘 벌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포기는 안 하겠다 한마디로 미래에 대해 대비하는 거죠. 그러면은 투자자 입장에서 봐도 정말 괜찮은 일이에요. 근데 만약 여태 실적도 없는데 '아 미래는 이렇게 더 나아질 거다'라고 생각해서 투자자들이 막 투자하는 경우... 저는 이런 건 도박이라고 보는데 이렇게 도박하는 사람들의 돈을 계속 가지고 있으려면은 회사가 계속 미끼를 던져 줘야 돼요. '우리는 뭔가 대단한 걸 다음에 더 할 거다. 지금 아무것도 없지만...' 그런 그 도박하시는 투자자들의 돈을 모아 두기 위해서 가끔 실적이 없는 게임업계 회사들이 극단적인 발언을 하는 경우 있다고 전 보거든요. 그런 주어 다 빼고 결론만 집어서 '아 어떤 회사의 대표가 이 시장은 망했다고 한다'라고 한다는 부분만 떼어서 가져왔던 게 그게 기사화된 게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제가 한 말을 정리해 드리면 콘솔게임은 죽지 않았고요, PC 게임도 죽지 않았고요, 모바일 게임은 성장하고 있어요. 웹게임은 오히려 모바일 게임에 많이 잠식당하는 분위기고 웹 게임하고 PC 게임을 연동시켜놓으면 PC 게임도 모바일처럼 좀 잠식하는 분위기로 봐야죠. 콘솔은 아직은 모르겠어요. 그렇게 사용자가 줄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실제 콘솔 시장은 성장하는 거 보면 돈도 점점 더 많이 벌고 있고요. 뭐든 간에 제가 볼 때는 어느 시장도 죽진 않았어요. 다만 점유율상 변화가 좀 있을 거고요. 그리고 가끔 이런 극단적인 발언들을 보실 때는 그냥 뉴스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그 말을 누가 했는지 말한 의도가 뭔지 둘 중에 한번 판단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