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6.txt

제가 2012년도에 쓴 '북미 취업가이드'(https://ridibooks.com/books/2493000001?_s=search&_q=%EB%B6%81%EB%AF%B8%EC%B7%A8%EC%97%85&_rdt_sid=search&_rdt_idx=0) 란 책이 있어요. 
제가 북미에 취업을 했고,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이렇게 하면 한국 게임 개발자들도 북미에 취업을 할 수 있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저와 다른 분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에요. 한국에 계신 많은 게임 개발자 분들이 이 책을 통해서 북미 취업에 도전 중인 분들도 계시고 취업에 성공한 분들도 계세요. 

사실 제가 영어를 대하는 관점은 한국 분들이 실제로 영어 공부를 하는 방법과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어요. 저는 영어는 한국에서 초중고 나올 정도 실력만 되면 취직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나머지는 취직하고 나서 배우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한국 분들은 영어에 대한 공포가 너무 커서 '영어를 못하면 취직이 안된다'는 생각을 자꾸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제 주변에서 본 봐로는 취직이 안된 이유가 영어가 문제가 아니라 개발 실력이 부족한 게 거의 대부분이었어요. '쓸데없는 데 돈 쓰지 마라' 는 게 제 생각이거든요? 제가 북미 취업가이드에서 시간이라는 건 한정되어 있는데 영어 학원 가서 문법 더 배우고 이러는 거보다 차라리 그 시간에 포트 폴리오 만들고 개발 실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내용의 말을 많이 했어요. 이건 예전에 읽었던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http://www.yes24.com/Product/Goods/1402762)라는 책에서 문법 공부하고 단어 외우는 거보다 그냥 자막 없이 보고 드라마나 책을 봐라라고 하던 개념과 비슷한 거였는데 제가 읽고 아 이건 맞는 얘기다 생각해서 저도 따라 했던 거고요.

이게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저한테 결정적인 도움이 됐던 건 제가 캐나다에 생활하고 주변에 백인 친구들이 되게 많았어요. 걔네들하고 늘 거의 살다시피 했기 때문에 영어가 더 빨리 늘었다고 느끼는데 한국은 이런 환경이 아니잖아요? 하다못해 영어학원을 가면 만날 수 있지만, 원어민 강사가 있더라도 1:1 이 아닌 이상 그룹으로 수업을 들으면 1시간 정도 한다고 하면 자기에게 돌아오는 시간은 5-10분 남짓일 테고 학원과 집을 이동하는데도 시간 낭비도 커서 별로 추천해 주는 방법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원어민 강사와 스카이프를 통해서 화상 채팅을 하는 게 있더라고요. 굳이 학원을 다닐 필요도 없고 주말이나 휴일 아님 여유 시간에 하면 되는 거기 때문에 시간낭비도 없고 영어회화 공부도 할 수 있으니깐 실용적이라고 생각해요. 기본 문법 조금 되고, 대충 몸짓 발짓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면 스카이프 채팅으로 대화하면서 실력을 늘리는 거죠. 근데 여기서 강사가 나에게 레슨을 해 주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그럴 거면 차라리 학원이 더 나은 것 같고 스카이프로는 매일 만나서 대화하듯이, 그러다가 공통으로 찾은 주제에 대해 더 얘기하고 강사는 제가 말을 잘 못하는 게 있으면 그 부분에 대해서만 교정해 주겠죠. 이거는 이런 식으로 말하라던가 아닌 그 사람이 이해 못 하는 게 있으면 물어보던가 아니면 손짓 발짓으로 표현해 보라던가... 그리고 필리핀 강사랑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필리핀 쪽은 크게 도움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게 필리핀에서 쓰는 영어가 본토 쪽에서 사용되는 영어하고 좀 많이 달라요. 영어를 안 하는 것보단 좋겠지만, 3국 애들끼리 모여서 영어를 하면 서로 영어를 잘 모르는데 잘못된 걸 교정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실력이 늘지 않기 때문에 가급적 본토 애들하고 하는 게 좋다고 생각을 해요. 

결과적으로는 언어라는 건 문장 구성을 잘해야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처음에 의사소통만 되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면서 배워가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런 방식으로 좀 가야 될 거 같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제가 한 1년 정도 하고 있었죠 아 괜찮은 게 있구나... 그래서 주변 사람들한테도 이런 게 있으니까 좀 시도를 해 봐라... 영어를 제대로 하고 싶으면 그런 얘기를 많이 했는데 그런 것보단 대화하면서 뭐 어디 막힌 것은 물어보고 서로 이렇게 대화하는 습관을 기르거나 외국인 공포증을 없애는 게 영어에서 제일 크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