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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게임프로그래머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을 때 다들 그런 경험 있을꺼에요. 게임 프로그래머가 될려면 뭐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공부해 나가야 하는지... 저도 이런 질문 여러 번 받아요. 이게 꼭 게임에서 테크트리를 타는 것 같아서 '게임 프로그래머 테크트리'라고 부르기로 했는데, 제가 처음 프로그래밍을 시작할 때는 MS-DOS 시절이라 그 당시에 쓸 수 있던 언어는 GW 베이직밖에 없었어요. 근데 C하고 C++를 해야 된다해서 C하고 C++을 공부했죠. 나중에 제가 법대에서 나온 뒤에 다시 돌아왔을 때는 윈도우라는게 나와있었어요. 그리고 사람들한테 물어보니까 Win32랑 DirectX도 공부해야 된다고 해서 다 공부 하긴 했는데, 이걸 다 할 수 있었던 건 저는 프로그래머의 길을 반드시 갈꺼라고 다짐했기 때문에 가능한 건데, 아직 내가 정확히 뭘 해야 되는지 모르는 사람들 있잖아요? 자기가 좋아하는게 뭔지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너무나 지루한 시간인 것 같아요. 내가 즐길 게임 하나 만들기 위해서 그 테크트리의 수많은 단계를 거치고 나서 마지막에야 뭔가 제대로 만들 수 있다는 거에서 테크트리는 너무나 재미없고 지루하게 보여요.
제가 처음 공부할 당시에는 지금 처럼 배워야 할 기술이 많이 없었던 시절이었어요. 그 당시에는 정말 간단한 게임이라도 만들어보고 즐긴 다음에 어떤 새로운 기술이 발표 될 때 마다 하나씩 배워가면서 프로그래밍의 역사와 함께 같이 성장해 왔었는데 사실 테크트리는 이제 시작하려는 사람한테 '그 동안 나왔던 걸 모두 다 공부한 다음에야 이 정도 게임을 만들 수 있다'라고 하는 것 같아서 좀 마음이 안 좋아요.
저는 사람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고 정말 즐길 만한 일들은 프로그래밍에 있다고 봐요. 게임 프로그래밍이든 일반 프로그래밍이든 간에 일단 시작하면 사람의 지적인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최고의 분야라고 보거든요. 근데 문제는 한국 뿐만이 아니라 북미쪽에도 고등학교 중학교를 보면은 프로그래밍이라는 거를 접하지도 못한다고 보면 맞아요. 어찌면 진입 장벽이 너무 높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은 학교에서 정식과목으로 가르치지 않기 때문일수도 있구요... 근데 게임 테크트리가 무슨 7-8 단계 정도 있는 게 한 1~2 단계 정도로 진입 장벽이 낮아진다면 사람들은 세상에 크게 기여를 안 하고 인생은 별로 재미 없는, 단순히 돈만 버는 직종에 있는 것보다 프로그래밍을 선택할 것 같다는 생각이 점점 들어요.
빌 게이츠가 "Ask me anything" 이란 주제로 레딧(reddit)에서 대답을 한 걸 보니까 고등학생들이 프로그래밍을 접하지 못하는 문제의 일부 근거로 "프로그래밍 언어가 아직도 배우기 쉽지가 않다" 라고 했었는데, 저는 게임프로그래밍쪽으로 한정지어 생각해보면 쓸데없이 테크트리가 너무 깊어서 그렇지 않나 생각을 해요. 지금 볼 때 개발 환경이 좋고 쉬운 언어는 C#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C#을 배우면 프로그래밍 짜는 로직 정도는 금방 배울 수 있어요. 게임 개발도구는 현재로서는 유니티가 상당히 좋아 보이고 그것보다 더 쉬운 RPG Maker면 더 좋긴 좋겠고... 처음에는 이런 쉬운 것들을 이용해서 간단하게 게임을 만들어 보고 그래서 재미와 흥미 위주로 경험하고, 그 이후로는 컴퓨터 공학이나 하드웨어쪽으로 깊게 공부하면 되요. 이런식으로 사람들이 정말 뛰어난 프로그래머가 될수 있게 인도하는 그런 게임 프로그래밍 테크트리를 새로 깊게 고민해봐야 되지 않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