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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저한테 영어가 더 잘 맞다고 생각을 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영어에는 언제나 yes/no로 대답을 먼저 하는 개념이 있고, 글을 쓸 때도 Main Idea First라고 해서 정말 핵심이 되는 아이디어를 제일 앞에 넣어요. 오늘 할 영어 이야기는 이것과 관련된 것인데, 특별히 어떤 단어를 잘못 쓰는 게 아니라 한국 분들이 문맥 구성하는 걸 조금 반대로 하는 게 있어서 그것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예전에도 한번 언급했던 이야기인데, 한국말로 묻는 거에 대답을 할 때 직설적으로 대답하기보다는 돌려서 말하고 마지막에 최종적으로 그렇다/아니다 답을 주거나 그거랑 비슷한 말을 하는 게 한국말 사용 습관인 것 같아요. 저는 기술자라서 그렇겠지만 그런 걸 안 좋아하거든요. 저는 오히려 뭔가 질문이 나왔을 때 예/아니오로 확실히 나올 수 있는 걸 좋아해요. 그리고 예/아니오가 나오고 필요하면 뒤에 부연 설명을 붙이는 걸 좋아하거든요. 근데 한국 분들하고 말을 하다 보면 언제나 반대예요. 부연설명부터 먼저 하고 예/아니오가 나올 수도 있고, 부연 설명을 하는데 상당히 좀 확실하지 않은... 정말 내 말에 동의하는 건지 아닌지 모르는 그런 경우도 많아요. 제가 예전에 학교 다닐 때 한국에서 오신 프로그래머 한분이 이거에 적응을 못 해서 영어 수업을 낙제하는 경우를 몇 번 봤거든요. 저는 이걸 시간낭비가 많은 대화 습관이라 생각하는 이유가 제가 모르고 물어봤을 때 상대방이 긍정/부정을 먼저 밝히고 설명을 붙이면요, 일단 저는 이 사람이 입장을 분명히 했으니까 여기에 대한 부연설명을 붙이는 걸 알고 있는 상황에서 듣기 때문에 이해가 쉬워요. 근데 그게 아니라 긍정인지 부정인지 모른 채 계속 집중해서 얘기를 듣다가 어느 순간 내가 말한 내용을 근거로 어느 쪽으로 추측을 했는데, 얘기가 끝나고 보니 갑자기 추측했던 게 바뀌는 경우면 여태까지 내가 추측했던 게 틀린 거니까 다시 생각해 봐야 되는 그런 문제가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게 굉장히 소모적인 대화 습관이라고 보는데, 만약에 영어를 써야 하거나 해외에 나가야 하실 분들이 계시다면은 대화 습관도 가능하면 이런 식으로 해 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제가 경험으로는 이렇게 대답하면 상당히 짜증 내는 분들도 봤어요. 특히 아시아 애들을 많이 가르치는 영어 선생님들 같은 경우예요. 예를 들어 "너 어제 오후 5시에 콘서트 간다고 그랬는데 정말 갔니?" 이런 식으로 물어볼 때 여기에 대한 대답을 하죠. 갔다면 yes라 하고 그다음에 콘서트가 어땠었다고 얘기를 하고요. 그런데 한국사람들은 이렇게 대답하시는 것 같아요. '차를 운전을 했는데... 차가 막혀서... 2시간이나 걸려서...' 주절주절 말하고 끝나는 거예요. 그러면 저는 생각을 했을 때 '그래서 2시간 늦게 콘서트에 들어갔단 얘긴가? 아니면 2시간 늦어서 콘서트 끝나서 못 봤단 얘긴가?'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의도가 정확히 파악이 안 되는 이기적인 대화 스타일이라고 할 수도 있어요.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너도 당연히 알 거야... 내가 무슨 얘기하는지...' 만약에 이렇게 대화를 하는 습관을 영어에서도 똑같이 한다면 상대방이 굉장히 좀 짜증스러워하는 게 어느 순간 보일 거예요.
그래서 yes/no 같은 경우로 직설적으로 대답을 해주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게 제 생각이고요. 만약에 이게 한국에서 너무나 무례한 거라서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영어 하실 때만은 좀 주의를 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 말씀을 드리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