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tifications
You must be signed in to change notification settings - Fork 10
/
0042.txt
15 lines (8 loc) · 6.63 KB
/
0042.txt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제가 예전에 그럼 얘기를 한 적이 있잖아요? 이제 사람들이 좀 거만해질 필요가 있다고. 그렇게 얘기를 하다가 이제 옛날 생각이 잠깐 나서 그 얘기를 좀 나눠보려고 해요.
제가 캐나다 처음 와서 다시 프로그래밍 공부해서 게임 프로그래머로 취직을 해야지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전에 법대 다니다가 프로그래밍 손 놨다가 다시 돌아오려고 하니까 윈도라는 게 나와 있어서 윈도에서 게임 만드는 법을 모르니까 불안한 거죠. 그런데 그 당시에는 더 이상 집안에 손을 안 벌릴 때라서 제가 돈을 벌어야 돼서 번역일을 했는데 번역일을 너무 열심히 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돈 버는데 맛이 들려서 번역만 하고도 평생 먹고살겠다 생각을 할 정도였어요. 그래서 오히려 제가 게임 프로그래머가 되는 걸 등한시하는 거 같아서 밴쿠버에서 가장 악명 높기로 유명한 BCIT라는 학교에 들어갔어요. 이제 악명 높은 이유는 4년제 대학의 수업을 2년 만에 듣는 학교라서...
제 목표는 두 가지였죠.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 저를 목표를 향해 반강제적으로 달리게 해 줄게 필요했던 거고, 제가 캐나다에 처음 온 상황에서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법대 나온 놈이 프로그래밍 잘한다고 게임회사 들어가겠다고 채용시켜달라고 했을 때 보여줄 수 있는 게 너무 없었어요. 그래서 이제 학교 다니면서 포트폴리오 만드는 것도 좀 목적이 있었고요. 3번 째는 저랑 실력이 같은 사람과 같이 면접을 보면 제가 이민자이기 때문에 언어에서는 떨어지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내가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포트폴리오뿐만 아니라 수석 졸업으로 보여주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결과적으로 수석졸업을 하긴 했어요.
제가 마지막 학기를 다닐 때 이제 같이 수업 듣는 애들을 보잖아요? 그러면 수업 듣는 애들 중에 어느 학교나 비슷할 거예요. 보시면 정말 열심히 하고 정말 실력 있는 애들은 상위 10% 정도, 그다음 20% 정도, 그 밑으로 50% 정도 되는 그룹을 보면서 '쟤네들은 실력이 기술적으로 안 되니까 취업도 못하고 졸업하면 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근데 제가 취직 못 할 거라고 봤던 50% 중 거의 절반이 취직을 하더라고요. 게임회사가 아닌 IT회사지만 저보다 일찍 취직한 사람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먼저 취직을 하는 애들을 보면서 '솔직히 내가 그렇게 실력이 없나...'라는 자책도 했었고, '거봐라 너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캐나다에 취업이 안 된다'는 식으로 저를 까는 사람도 있었어요. 저는 수석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쟤네들은 그렇게 열심히도 안 하고 실력도 안 좋은데 왜 될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죠. 그리고 깨달은 게 있어요. 제가 데이터베이스 관련 회사의 면접을 봤을 때였는데 기술 면접은 당연히 통과했고 최종면접을 보는데 그 사람들이 저한테 '너는 실력이 너무 좋아서 이 회사에 남아 있을 것 같지가 않다' 그러는 거예요.
회사에서는 회사마다 원하는 사람이 있어요. 게임 쪽은 기술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분야지만 비즈니스 회사에다가 소프트웨어를 납품하는 회사 같은 곳들은 생각보다 영업이 더 중요하지 기술력이 더 중요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그런 회사를 찾는 사람들은 프로그램을 짤 수 있을 정도의 아주 허접하지 않은 정도의 실력이면 상관이 없고, 사람 상대를 잘하고 대인관계가 좋은 사람을 원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깨달은 거는 '내가 회사를 단지 못 들어가고의 문제가 내 실력 때문만은 아니구나... 회사마다 정말 원하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그 유형에 맞는 사람이 되는 게 그 회사에 들어갈 수 있는 거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포프 TV 보시는 분 중에 분명히 학생 분들도 많으실 거예요. 정말 가려고 하는 분야 따라 자기에게 필요한 기술이 뭔지를 알아내서 그걸 잘 갈고닦는 게 중요해요.
그리고 주변에 안 된다고 하는 사람은 정말 많아요. 뭐 하려고 하면 다 안된다고 그래요. 제가 번역일 한다고 그랬을 때도 주변에 안 된다고 하는 사람이 거의 대부분이었고, 다시 게임 프로그래밍을 하겠다고 할 때도, 심지어는 제가 학교 다닐 때 일 학년 때 2등이었거든요? 제가 2등이라고 해도 안 믿는 사람들이 더 많았어요. AI대학에서 학생들 가르칠 때도 제가 경력이 3개월 정도밖에 안된 상태에서 면접 보자마자 거기도 들어갔었는데, 그때도 거기 취직 안 될 거라고 말한 사람도 있었어요. 물론 제가 시도해서 안 된 것도 많지만 저는 '이게 가능하다' 싶은 생각이 들어서 하는 거거든요? 근데 생각보다 주변에 안 된다고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그런 게 있어도 자괴감에 빠지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전에도 비디오에서 말씀드렸듯이 조금은 거만하게, 내가 생각했을 때 '난 참 괜찮은 놈이야' 윗선에서 봐도 '나 같은 놈은 채용할 거야' 그런 생각으로 사는 거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근데 제가 여태까지 봤던 분들 중에 거의 대부분은 자신감 결여가 더 커요. 자신감을 가지시고 '나는 할 수 있다'는 모습... 그러면서 가끔씩 뒤돌아보면서 '내가 얼마나 발전을 했나?...', '내가 원하는 데까지 가려면 얼마큼 더 가야 되나?...', '지금 페이스로 과연 원하는 목표에 언젠가 도달할 건가...?' 그런 걸 평가해주시는 게 좋아요.
자신 감 없이 주저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평가 좋지 않은 걸 두려워하시는 경우도 많고, 취직이 될 수 있는 목표를 실제 현실보다 굉장히 높게 잡은 걸 수도 있어요.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고, 자기가 못 낫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정말 자기가 못난 건지 아니면 주변에서 '넌 안된다'라는 가스 라이팅에 당한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하시면 좋겠고요.
그래서 오늘 하고자 했던 얘기는 결과적으로는 예전에 했던 거만해진 다음에 그거를 이루기에 열심히 노력하면 아마 충분히 행복한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