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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포프입니다 저번 연말에는 좀 쉬었어요. 사실은 게을러서 비디오를 미리 녹화했어야 하는데 녹화해둔걸 다 써가지고 비디오 올리는 날을 놓치겠더라고요. 그래서 쉬는 김에 연말 내내 쉬자... 별로 할 건 없지만 좀 쉬면서... 왜 쉬었는지 모르겠어요.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새해입니다. 새해니까 새해에 맞는 포프 tv를 녹화를 할 리는 없죠 사실은. 새해라서 한번 이렇게 좀 생각을 해봤어요.
근데 우리 그런 것들 많이 하잖아요? 신년 계획 세우기 그래서 '신년 계획? 과연 이건 뭔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왜냐하면 제가 예전부터 신년 계획을 잘 안 세우기로 유명한 사람이었거든요. 물론 한국에 있었을 때는 아버지한테 잡혀서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이제 올해는 뭘 할지 생각해보라는 거는 몇 번 해오긴 했는데... 어느 정도 잘하고 나서 이제 찌질하게 안 살 때, 그니까 내가 정말 하기 싫은 거하고 살지 않을 때 정말 하고 싶은 거 하고 살 때부터는 신기하게도 신년 계획 이런 걸 세워본 적이 없어요. 굳이 이유를 대자면 제가 딱히 이런 이유가 있어서 신년 계획을 안 세운 건 아닌데 그냥 저는 제가 가는 길이 있고 제가 뭘 열심히 해야 되는지는 아니까 그냥 매일매일이 중요했던 거지, 올해는 이 일을 하겠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렇게 산 뒤로 어느 정도 제가 이루고 싶은 걸 이뤘죠. 이룬 다음 재작년인가 작년에 한번 한번 신년 계획을 세워보자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어요. 그 이유가 뭐였냐면 이미 하고 싶은 걸 어느 정도 이뤘기 때문에 제가 더 이상 뭔가 간절하게 원하는 그런 게 없더라고요. 간절하게 원해서 어떤 목표를 세우고 매일매일 가는 그런 게 없더라고요. 제가 어떻게 뭐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지는 예전에 포프의 시간 관리법이라는 비디오를 만들어서 한번 공유를 했었죠?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저는 살기 때문에 굳이 신년 계획이 필요가 없었던 거예요.
근데 정작 그렇게 내가 목록을 봐도 아주 아주 중요한 일이 없으니까 그만큼 내가 게을러지는 게 아닌 가라? 는 우려도 들어서 한번 신년 계획을 세웠어요. 이렇게 1년 동안에 과연 내가 뭘 이루고 싶냐? 그래서 3~4년 전인데 그때는 이제 제가 강연도 하고 있지 않을 때고 책도 안 나왔던 때에요. 그래서 강연이나 출판 같은 걸 좀 해야겠다. 지식 공유의 일환도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제 자랑을 좀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이제 광고도 좀 하고 싶고 내가 이 정도 실력이 있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은 것도 있었어요. 그리고 1년이 딱 끝나고 나서 점검해봤죠. 내가 과연 이 중에서 뭘 이뤘나? 계획을 세운 걸 다 이루지는 않았어요. 어디 컨퍼런스 가려고 했던 걸 못 간 적이 있었고 SIGGRAPH가 그거였는데 그 대신 KGC를 갔다거나 원래 책을 내려고 그랬는데 그해에 못 내고 결국에는 해를 넘겨서 냈다거나 이런 식으로 해서 못 이룬 게 좀 있었고 정말 말도 안 되는 신년 계획을 세운 것은 손도 안됐더라고요. 예를 들어서 정말 나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주변에서 아 너 좀 일해야 되지 않겠냐라고 해서 그래도 나쁘지 않겠지라고 계획에 올려놨던 거 생각보다 그걸 쉽게 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 첫해에는 그 계획 중에 하나가 뭐냐면 운동하는 거였고 절대 못 지켰죠. 제가 운동의 필요성을 그 당시에는 별로 느끼지 못했던 인간이기 때문에 그리고 주변에서 하도 결혼하라는 말이 많아서 그래 괜찮은 여자가 만나고 결혼을 좀 생각을 해봐야지 그것도 절대 안 됐죠. 그리고 그 뒤부터는 이제 언제나 제 일을 하자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니까 제가 직장인으로서 잘 살고 있지만 제가 예전에 시도하다가 실패한 적이 있었고 그건 언제나 꼭 해야 된다고 생각을 했고요.
그리고 두 번째는 내 일을 해야만 정말 큰 떼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제가 이제 떼 돈을 벌어야 되는 이유는 나중에 다른 미디어로 만들 거고요. 그래서 그런 걸 했는데 그거는 신기하게도 매년 제가 만족할 만큼 이루지 못하더라고요. 근데 계획에 없던 것도 이루는 게 있으니까 1년이 지나서 돌아봤을 때는 내가 세웠던 계획과 내가 이룬 것들을 봤을 때 언제나 이룬 것들이 좀 더 많았다고 언제나 느꼈어요. 여기서 못한 게 몇 개 있지만 그 외에 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그렇게 1~2년 하다가 그다음부터는 계획도 안 세우기 시작했어요. 근데 되돌아보면 그 신년 계획에 좋았던 점은 그거였던 것 같아요. 내가 지금 현재 상황에서 어느 정도 능력이 있냐? 그러니까 이런저런 일이 있을 때 내가 어느 정도의 이룰 수 있는 능력이 있냐? 올해는 뭘 이룰 거냐? 어느 정도의 일을 성취할 수 있나?라는 개념을 잡는 거예요. 내가 이 정도 일을 처리할 수 있겠구나... 그 일이 세부사항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이 정도의 몇 가지 중요한 일을 내가 처리할 수 있겠구나... 내가 이거를 이룰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그다음에 봤을 때는 언제나 그 정도보다 많이 이뤘기 때문에 내가 스스로를 판단하는 기준 자체가 크게 틀리지가 않구나라는 걸 그때 깨달은 것 같아요. 그래서 시간이라고 하나요? 그러니까 내가 어디 무슨 일에 몇 시간씩 썼는지 기록해놓고 싶어서 그런 프로그램을 많이 찾아봤고 수동으로 해보기도 했고 과연 일에 내가 집중을 몇 시간 하냐? 회사 나가서 일할 때마다 스탑워치 눌러놓고 일하다가 나중에 잠깐 휴식하러 갈 때 껐다가 밥 먹을 때 켰다가 해서 하루 내가 여덟 시간 근무 중에 얼마나 집중하냐 이런 것도 한번 체크해 보려고 했어요.내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일하는지 보고 싶어서... 그냥 자기의 대한 경계죠. 어떤 의미에서는. 저는 제가 효율적으로 일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과연 내가 얼마나 집중해서 일하냐 여덟 시간 일할 때 스탑워치 하고 해 보니까 밥 먹는 시간 화장실 가는 시간 다 포함해서 7시간 35분 나왔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제가 25분 낭비하는구나 8시간 중에... 그래서 그때 느낀 거는 내가 진짜 집중해서 일을 많이 하는구나 근데 이 정도로 워커홀릭 모드구나 그래서 좀 더 주의해야겠다는 정도의 판단력? 제가 저를 판단했던 것을 나중에 확인을 하는 그런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다른 건 아니고 그래서 모르겠어요.
당장 1년 에 뭔가 반드시 이뤄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과연 신년 계획을 세워야 될까? 세우면 나쁘진 않겠는데 어차피 자기가 이뤄야 한다는 걸 알고 있는데 굳이 신년 계획을 세워서 뭐하나 라는 생각이 들고 그렇다면 결국 신년 계획이라는 자기가 얼마나 대단하다고 평가하는지 내가 얼마나 능력이 있는지 내가 얼마나 이만큼을 주어진 시간에 이룰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척도 정도로만 유용한 게 아닌가 생각을 많이 해요. 아니면 정말 하기 싫은 일들을 억지로 하는 거 근데 1년 계획 세워놓고 그걸 매번 계획을 보지 않는 한 억지로 하고 싶은 걸 할 리도 없고 그래서 저는 올해 신년 계획도 특별히 세울 것 같지는 않아요. 그냥 제가 여태까지 하려고 했던 것 중에 못했던 것들 그런 걸 좀 더 신경을 쓰겠죠. 내 일하는 것, 떼돈 버는 것 그런 것들이 이겠고 명예 관한 욕심은 그렇게 없는 것 같아요 생각보다. 그냥 지금 제가 하고 싶은 말 하고 그때 들어주시는 분 중에 도움 되시는 분들이 아주 적지는 않고 그 정도로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은 하고 있다고 봐요. 저에게 명예가 필요한 건 그 정도가 아닐까? 제가 말을 했을 때 들어주시는 분들이 있고 그분들이 공감하고 그 말을 좀 더 퍼뜨려서 제가 믿고 있는 살기 좋은 사회가 되는 게 가장 중요한 게 아닌가 생각을 하고요.
오늘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비디오 키고 얘기를 해서 특별하게 횡설수설 좀 하면서 결국 하고 싶은 말을 했는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어차피 새해라는 것도 달력이 어떻게 12개월로 되어 있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는 거긴 하지만 그렇게 까탈스럽게 굴건 없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도 포프 tv는 당분간 지속이 됩니다. 포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