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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에 2014년도 캐나다 최고 직장 100선이라는 뉴스를 봤는데 뽑은 기준이 3가지인 것 같아요. 첫 번째가 현재 돈을 얼마나 버느냐? 두 번째가 5년 뒤에 얼마나 임금이 오를 전망이냐? 그리고 5년 뒤에 일자리 성장률이 얼마나 커지냐? 그 직종에서 1위는 그다지 놀랍지 않게도 변호사였어요.
변호사가 지금 벌고 있는 수입이 중앙값으로 나온 평균 연봉이 8만 불, 1년에 7,200만 원에서 8,000만? 그 정도면 제가 봤을 때는 한국 변호사보다 높은 것 같긴 한데 그게 현재 임금이고 앞으로 5년 동안 임금이 14% 정도 오른다고 그랬고 일자리 성장률이 29%에요. 29%나 오르기 때문에 변호사가 1위로 올라선 거예요. 그래서 '뭐 그렇구나' 생각했는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쪽은 어떨까?' 하고 봤는데 되게 재밌는 거를 찾았어요. 일단은 수치부터 말씀드릴게요. 임금이 5년 뒤에 11% 정도가 오른다고 예측하고 있어요. 아까 변호사가 14%였죠? 여기는 11%고, 일자리 성장률이 아까 변호사가 29%였잖아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37%에요. 훨씬 많이 증가한다는 거죠. 미래 전망도 좋은데 가장 재밌는 게 솔직히 이거였어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현재 임금 8만 3천 불, 변호사보다 3천 불이 높아요. 이걸 보면서 북미 쪽이 기술직에 대한 대우가 되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심지어 북미 사회에서도 저는 변호사가 언제나 돈을 더 많이 번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게 아니라는 게 놀랐고, 잠시 다른 얘기를 하면 기술직과 사무직 둘 중에서 대우를 더 받아야 하는 직업은 사실은 기술직이라고 봐요. 왜냐면 기술직은 평생 먹고사는 기술이거든요. 어디에 가서도 나이가 50, 60이 돼서 일할 수 있는 게 기술직이고, 사무직은 만약에 내가 승진을 계속해서 1년에 1억을 받고 있다고 하면 신입부터 2년 차 봉급 6천 받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과연 그 사람들이 대체할 수 있을까?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고 봐요. 아니면 그 사람들 2명 뒀을 때 나보다 잘하지 않을까? 당연히 잘한다고 봐요. 이미 그 순간이면 교체 가능한 부품이 되어버리니까 직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는 거죠. 근데 기술직은 자기만의 기술이 있고, 계속 발전하는 게 있어서 새로운 것도 있고 실력과 경력이 거의 같이 올라가기 때문에 나이가 들고 몸값이 올라가도 쉽게 대체되지 않더라구요. 그리고 실제로 그걸 경제적으로 잘 반영을 하고 있는 게 북미 문화라고 보고요, 변호사보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3천 불이 더 높다는 게 되게 신선했어요.
그래서 '한국은 왜 이렇게 되지 못할까?' 그런 생각도 많이 들고, 되게 안타깝죠. 공돌이들이 연봉 협상 잘 못하고 자기 일이 좋아서 하는 사람들이지만, 최저 시급 주고 시간 엄청 부려먹는 걸 악용하는 전반적인 사회 문화가 좀 문제라고 봐요. 이게 작은 나라에 인구가 너무 많으니까, 사람들끼리 서로 경쟁하고 싸우면서 자기 밥그릇이 줄어들더라도 내가 일단 먹고살 거 아니에요? 내가 초봉으로 5만 불 받겠다고 할 때 누가 2만 불 받겠다고 하면 나는 일도 없고 논다는 불안감도 있는 거고 실제 돈을 못 버는 것보다 2만 불이라도 버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들어가는 사람도 있을 거고요. 그래서 그리 된 게 아닌가도 생각해요. 제가 그 분야에 대한 솔직한 해법은 없어요. 한국을 떠난 지도 좀 되어서 사실 그거를 문제를 정확히 볼 수 있고 대책을 제가 알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안타깝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제가 대학교 강연할 때 '자기 살 깎아 먹지 말라'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먹고살아야 하는데 자기 살을 안 깎아 먹을 수가 또 있나?'라는 생각도 드는데, 유일한 해법은 결과적으로 창업을 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단순히 학교 졸업해서 회사에 취업하는 게 목적이면 그 회사의 조건에 맞춰서 들어가야 하지만, 자기가 대학생 때라던가 인생 한 2년 말아먹겠단 생각을 하고 창업하려고 한다면 1, 2년 정도는 늦어도 솔직히 크게 문제가 될 게 없어요. 나중에 부양을 해야 될 가족이 생기거나 아니면 한국에서 나중에 다른 데 취업하기도 점점 어려워지는 나이대가 있잖아요? 그런 때가 왔을 때 안 되면 문제지만 대학생일 동안은 크게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해서 자기 길을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회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자기 회사에 지원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기 때문에 제 살 깎아 먹기가 조금 줄어들 수 있겠죠.
그리고 또 하나 말씀을 드리는 거는 한국 문화가 맞는다면 한국에 있어야 해요. 한국 사람들하고 어울리는 거 좋아하고 집단 문화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게 아니라 정말 자기는 한국에 있으면서 '나는 좀 이게 안 맞는 것 같다'라고 하시는 분들 있어요. 개인주의 성향인 분들, 정보다는 합리적으로 많이 생각하시는 분들은 그런 걸 많이 느끼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분들은 북미 진출을 노려보길 바래요. 문화가 맞다고 생각 하시면 '차라리 해외 나가서 제대로 대우받으며 살자'라는 생각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문제는 그걸로 인해 포기해야 할 게 많아요. 친했던 친구들도 연락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을 거고 새로운 나라에 와서 적응하는 게 결코 쉬운 것도 아니지만, '내가 정말 직업적으로 대우받고 싶다'라는 게 최우선인 분들이 있거든요? 그런 분들이면 북미 취업을 노려보시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고, 북미가 아니어도 호주나 이런 데도 또 있겠죠? 그런데도 나쁘지 않다고 봐요.
그래서 어찌 보면 '캐나다는 프로그래머 대우를 잘 받는다'라고 멕이는 비디오가 될 수도 있는데 한국 사회도 이렇게 좀 바뀌었으면 좋겠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더더욱 실력 있는 사람들이 그만큼 해외로 나간다던가 자기 정당한 대우를 요구한다던가 여러 가지가 있겠죠? 이게 얼마나 시간이 걸려서 변화될진 모르겠는데 결과적으로 '위에서부터 일어나는 변화는 없다'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현업에 있는 사람들이 뭔가 변화를 시도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평생 변화가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비디오를 만들었고요, 저번 비디오가 워낙 길었으니까 오늘 비디오는 그냥 짧게 끝내겠습니다. 포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