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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포프입니다. 예전에 어디서 한 번 이런 구절을 읽은 적이 있어요. "인간은 가장 기본적으로 의식주가 모두 해결되면, 그다음 자기 성찰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의식주가 해결이 안 된 상황에서는 자아 성찰이 다 의미가 없고, 의식주 해결이 가장 중요한 문제이고, 그게 해결이 되면 다음에는 자아 성찰을 하려고 노력한다는 의미였어요. 지금 세상을 둘러보면, 60~70년대에 비해서 의식주가 해결되신 분들이 솔직히 많죠.
이제는 그 자아 성찰을 해야 한다는 그러한 당위와 부담감을 등 떠밀려서 사는 사람이 너무 많은 거 같다고 생각해요. 그게 뭐냐면, 제가 멘토링을 많이 했었고, 유튜브 라이브를 할 때마다 질문을 되게 많이 받는데, 이런 질문이 되게 많아요: "제 꿈이 어때야 할까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질문자의 어리거나 많은 걸 떠나서 (저보다 나이 많으신 분들도 계셨어요) 수백 번 넘게 질문을 받으니까 드는 생각이 있어요. 어떤 의미냐면, 옛날에는 (저보다 먼저 시대죠), 가족이 먹고사는 것들을 책임 못 지면 무능한 사람이라 많이 표현했었죠. 옛날에는 가장이라 개념이 강했고, "가장이 가족을 먹여 살릴 능력이 없다, 돈을 못 번다, 수완이 안 좋다." 이런 식으로 사회적으로 많이 평가했던 거 같아요. 처음에 얘기했듯이, 그런 건 좀 많이 넘어갔는데요. 그런 똑같은 평가가 꿈이 없는 사람, 야망이 없는 사람들을 마찬가지로 평가를 규제하는 것이 요즘의 새로운 트렌드인 것 같아요. 그 평가를 맞추려고 하는 사람도 있고,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 평가에 대해 성공을 이룬 사람도 있어요. 근데 재밌는 건 뭐냐면요, 모든 사람이 그렇게 야망을 품고 꿈을 이루는 사람들이라면 그게 훌륭한 거라고 인지조차도 안 할 것 같아요. 요즘처럼 가족을 책임 못 치는 사람들이 예전에 비해 너무 적으니까, 그거로 "가족을 잘 책임지는 넌 정말 훌륭한 사람이야!" 이런 얘기 안 하잖아요? 오히려 당연하다고 느끼잖아요.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재미있는 건, 저도 멘토링 많이 해보고, 이야기 많이 듣지만 꿈이 있는 사람이 (이유는 모르겠지만) 별로 많지 않아요. 생각보다 그런 자기 야망이 있는 사람이 많지도 않고요. 그리고 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등 떠밀려서 있다고 말하는데요. 왜 그렇게 말하지 않으면 본인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니까요. 그런 현상도 많았었어요. 그래서 좀 되게 이상한데, 이런 것들을 저도 되게 많이 얘기하다 보면, 대충 패턴들이 보여요. 하고 싶은 말은 뭐냐면요:
모두가 꿈을 가지고 살 이유도 없고 모두가 자기가 하고 싶은 걸 강렬하게 가지고 있을 이유도 없어요. 물론 내가 친구를 만나고,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나고,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인데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나면 당연히 좋죠. 나도 꿈을 가지고 있으면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과 서로 조언을 주고받고 얘기를 하면 자극받는 거 있잖아요. 그런 거는 좋아요. 그게 아니라 나는 뭐 내 야망이 없고, 소소하게 뭐 이렇게 편안하게 이라면서 남는 시간에 본인이 읽고 싶은 책 보고, 영화 보러 다니고 이런 친구들끼리 만나면 더 좋은 거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은 다 사는 올바른 방법인 것 같아요. 물론 사회적으로 당연히 야망이 있는 사람을 더 높게 칭송하고 이런 건 있지만, 그거에 대한 나의 열망이 없으면 되는 거죠. "나는 야망 있게 안 살 건데, 그게 왜 중요해?"라고 하죠. 그런 걸 포기하고 살아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 나도 자꾸만 내 기준이 아닌 남 기준에 맞추려 보니까 그 문제가 생긴 거예요. 이런 것들이 굉장히 다양한 현상으로 나타나요. 제가 이런저런 질문 하고, 답변하고, 어떤 사람이 "이게 정말 제 꿈인데 이루고 싶어요."라고 얘기했을 때, 도장파괴라고 하나요? "그거 아닌 거 같은데 제대로 생각해봐요. 괜히 시간 낭비하지 말아요." 한 경우들의 예를 생각해보니까 비슷한 패턴들이 보여요. 제가 인생을 엄청 많이 산 것도 아니고 남의 인생에 왈가왈부할 순 없지만, 그런 거 말할 때 조심스럽기는 해요. 그러나 질문을 했는데 답을 안 할 수는 없잖아요? 그렇다고 "열심히 하면 다 돼요. 하세요."라고 하는 것도 무책임하다고 생각해요. "모르겠네요.", "이런 거 생각해 보세요." 등이라고 얘기해요. 그렇게 패턴들이 보여요. 이 패턴들을 보시고, 자기도 혹시 그러고 있는 게 아닌지 한번 생각해 보실 필요는 있는 것 같아요. 뭐 이제 가장 많이 들었던 게 그런 거였죠. 특히 게임 개발하시겠다고 하는 분들이 저한테 오세요. "저는 게임 개발자가 정말 되고 싶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예전에 'E0305. 이런 질문 좀 하지 마요'라는 비디오를 만들었었죠. 제일 먼저 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그럼 게임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서 뭘 준비하셨어요? 도대체 뭘 하셨어요?" 그러면, "제가요, 사실은 뭐 이런 건 안 하고 시간도 없었어요. 마인크래프트 플레이는 해 봤어요. 이제는 학원에 가서 배우고 난 뒤 하려고요." 제 머릿속에 드는 여러 가지 생각 중의 하나는, 학원 간다고 해서 게임 프로그래머 되는 것도 아니고, 학원 가서 정말 열심히 하지 않는 한 되게 어려운 분야가 게임 개발 분야인데.', '뭘 하려고 시도도 안 해봤는데, 게임 개발도 안 해봤고 게임을 누가 디자인하는지 면밀하게 본 것도 아니고.' 질문자님은 "이제부터 배우면 되겠지요."라는 태도에요. 나이 20세면 중, 고등학교 때 이것저것 살펴보고 할 수 있거든요? "아무것도 안 하셨네요."라고 제가 얘기해요. 그리고 "근데 게임 프로그래머 준비했는데 너무 어려워서 하기 싫어지면 어떡해요?" 이렇게 제가 질문드리면, "이건 제 평생의 꿈이라서 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 이렇게도 얘길 하시죠. 그런데 그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만 드는 거예요. 꿈이라면서 해본 게 아무것도 없고, 그저 여전히 꿈뿐인 거죠. '누군가 가르쳐 주겠지.'가 전부인 거에요. 그 꿈이 당연히 안 이루어질 수도 있잖아요. 그런 확신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이미 현실도피, 현실 부정이 아닌지 생각해요. 그래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은 전 보통 이렇게 대답해요: "일단 해보고 뭔가 해보고 저 이만큼 해 봤는데 여전히 이게 제가 정말 가고 싶은 길입니다."라는 생각이 들면 그때 질문하라 해요. 그럼 답은 해줄 수 있으니까요.
여기서 더 나쁜 케이스는, "왜 그게 꿈인데요?"라고 물었을 때, "저는 게임 하는 게 너무 좋아요." "다른 거 좋아하는 거 뭐 있어요?" "밥 먹는 거 좋아해요." "그러면 왜 쉐프는 안 해요?" "저는 영화 보는 거 정말 좋아해요." "그럼 영화감독 하셔야죠." "저 음악 매일 들고 살아요." "그럼 가수나 아이돌 하셔야겠네요." 같은 얘기로 자신이 뭔가를 즐긴다고 해서 그걸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왜냐고요? 게임 플레이랑 게임 개발은 달라요. 맨날 페이스북을 한다고 해도, 그거를 개발하는 것과는 다른 얘기예요. 그냥 즐거운 걸 좋아해서 이것과 맞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고, 여기서 조금 더 나빠지는 경우 뭐냐면, 어쩔 수 없이 제가 이런 질문을 하기도 해요. "학교 성적은 얼마나 되나요?" 여기서 학교 성적이 좋으면 그나마 우리 학교 성적이 좋아서 내가 정말 다른 것도 다 할 수 있는데, 좋은 학교로 가서 돈 잘 버는 학과도 갈 수 있는데 그 상황에서 "나는 이 길이 꿈이다. 이걸 내가 하겠다."라는 마음이 있었다고 하면, 이 사람 선택의 문제인 거잖아요? 근데 어떤 경우에는 이미 그렇게 흔히 말해서 돈 잘 버는 직장, 인정받는 직장 이거를 갈 수 있는 뭔가를 안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 거 없이 할 수 있는 게 게임이었고, 게임이 재미있고, 게임도 잘하니까 게임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런 사람들 게임 쪽에 솔직히 은근히 되게 많아요. 왜냐하면 학생들은 공부하기 싫으면, 그리고 뭔가 재밌는 걸 찾고 싶으면 할 수 있는 것 중에 1순위가 아마 게임인 것 같아요. 이건 대학을 준비하는 중, 고등학생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문제점들이에요.
이거 외에 사회에 나와서도 되게 비슷한 형태를 띠는 사람들이 있어요. 사회에 나왔고 직장도 가졌어요. 그러면 또 사회가 되게 이상한 게, 사람은 다 달라요. 직장에서 인정받고 잘 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은 부류도 있고, 돈벌이 소소하게 하면서
다른 것에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이 있어요. 주인 의식이 없이 돈 조금 받아도 상관없으니 이 정도만 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내버려 두는 편이지만, 연차가 쌓이면서 봉급도 그만큼 받아야 하는데 주인의식이 없는 사람도 있죠. 이런 사람들에게 회사에서 요구하는 것들은 그거죠: "주인 의식을 가져라. 네가 하는 일에 좀 더 야망이 있고, 성장하고, 더 큰 일하고 싶어 하는 게 정상 아니냐?" 식의 압박이 있죠. 그렇지 않다면 너는 프로가 아니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 프로는 아니죠. 프로라는 건 그 일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 이런 개념이니까. 아무튼 그런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오히려 그런 사람한테 더 재미있는 것은, 내가 하는 일은 무조건 나의 꿈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제가 예전에 겪은 비슷한 일도 있었어요. 그때 저는 게임 프로그래밍 업무를 하고 있었어요. 누군가가 "이게 정말 제 최고의 일이고요. 이것 외에 다른 일을 한다는 건 생각할 수 없어요. 이게 정말 제 꿈이에요." 그것들을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보이니 오케이죠. 반면에 꿈이라고 하는데, 생각보다 열심히 안 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럼 이제 물어볼 수밖에 없잖아요. "그게 왜 꿈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거기에 대한 답이 잘못된 경우가 많아요. 옳은 답은 솔직히 제가 볼 때 별로 들어본 적은 없는데, "그냥 이거 하면 재밌어요."이게 가장 옳은 답인것 같아요. 이거 하면 재미있어요. 질리지 않고 계속할 수 있어요. 아무리 스트레스받아도 열심히 할 것 같아요." 이런 게 맞죠. 그런 답이 나온 사람이면 그 질문을 애초에 하지도 않죠. 뭔가 이상하니까 던지는 질문이었거든요. 다른 답변도 있었는데 "여태까지 한 것 중에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이에요" 나온 건 있어 내 게임 쪽에서 이거 좀 드문 이야기예요. 게임 쪽은 그만큼 개발하기 어려운 부분이고, 매우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그것보다 조금은 더 단순한 직장에서 그런 말 잘하는 사람도 있어요. 결과적으로는, 내가 해본 것 중에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거여서 나는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식으로 말을 표현하면 좀 근거 없어 보이니까, 오히려 포장해서 "이게 내 꿈이다. 이 일을 사랑한다"고 얘기하지만, 남들이 보기에는 아니죠. 그래서 자기는 계속된 세뇌를 하면서 "나는 그래도 훌륭한 인재다"라고 믿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그런 사람들하고 얘기를 어울려서 하다 보면, 주변 사람들 눈치 보면 대충 각이 나오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열심히 자기 얘기해도 주변 사람들은 다른 생각을 하거나, 딴청을 하거나, 주제를 바꾸거나 하죠.
이것보다 좀 더 나간 케이스가 있는데 이것도 재미있는 일화를 하나 말하면 되겠네요. 예전에 저는 언제나 게임 개발했던 이유가 이거였어요. "여태까지 했던 일 중에 가장 어려운 일이고, 그 일을 끝냈을 때, 되게 만족감을 느낀다. 굉장히 내 논리력을 테스트하는 것 같아 좋다. 내가 찾은 일 중에는 가장 어려운 일이고, 가장 이제 보람찬 일이라서 한다. 그러나 이게 천직인지는 모르겠다."고 이야기해요. 언젠가 (그런 날이 올지 모르겠지만) 일이 평범해지고, 쉬워지고, 너무 잘해져서 더 이상 챌린지하지 않고, 그보다 더 재미있는 일이 보이면 언제든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언제나 제가 해왔던 말이에요. 저와 15년 정도 알고 계신 분이 계세요. 12~13년 전쯤에 그 사람이 그런 똑같은 얘길 했었어요. 그 사람이 저한테 욕을 했어요. "어떻게 게임 개발자가 이거 당연히 자기가 좋아하고 사니까 그래야 하는 거지. 어떻게 그런 얘기 할 수 있느냐? 너는 그게 네 꿈도 아니고 야망도 아니다."라고 나쁘게 얘기했어요. 그래서 '이건 뭐지?'라는 마음에 좀 관계가 소원해진 계기가 됐었죠. 나중에 다시 연락이 닿아서 친하게 지내는데, 그때도 저는 여전히 게임 프로그래밍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이분은 이미 게임 개발자가 아니었어요. 하다 보니까 자기는 다른 재미있는 걸 찾았거나, 돈 잘 주는 업종을 찾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쪽으로 일을 하는 거예요. 그때 제가 막 핀잔 줬거든요. 예전엔 야망 어쩌고 하더니 지금 내로남불 아니냐고요. 그때 그 사람이 허허 웃고 넘어가더라고요. 그 사람도 시간이 지나 보니까 알았던 거겠죠. 어떤 의미에서는 이제 이런 얘기들이 저는 그 두 가지 문제라고 봐요. 재밌는 얘기도 있었고, 왜 이런저런 쪽 황당한 대답을 했는데, 누구나 한 번쯤은 살아가면서 그런 대답을 하고 살 거예요. 저도 뭐 안 했다고는 말을 못 할 것 같아요. 저도 어릴 적에는 분명히 그런 말을 했을 거고요. 만약에 제가 불만이 있으면 누군가는 뭔가를 보고 가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 희망을 품어다 준 이런 목표일 수도 있고, 저를 달리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어요. 근데 아까 들었던 예처럼, 좀 남들이 볼 때 뻔히 아닌데 앵무새처럼 말하고 있는 순간 저는 좀 진상이 되는 게 있어요.
인생은 짧고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는 사실 평생 있지 않아요. 어린 사람일수록 기회가 더 있는 건 맞고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저는 여전히 헛소리를 할 수 있지만, 사람들은 저한테 기회를 덜 줄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더라고요. 왜냐고요? "그 나이 먹도록 뭐 했어?" 소리 나올 수밖에 없으니까요. 어느 순간부터는 남의 기준에 사는 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이 꿈을 가지고 살 수도 없고 하고 싶은 일이 없을 수도 있어요. 그러면 나란 사람이 누군지 알고, 내가 어떤 것에 행복해하는지 찾아야 하죠. 물론 굶어 죽을 수 없으니까 먹고 살 거리를 마련해야 하는 것도 있죠. 그럼 그거를 찾아내서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과 굶어 죽지 않게 하는 것의 밸런스를 찾고 나한테 정말 행복한 일을 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매우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가진다면 굉장히 프로페셔널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야망을 갖고, 성장을 하고, 꿈을 가지고,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그래야만 좋은 사람이다."라는 얘기를 하는 거죠. 여러 부류가 있겠죠? "나는 그래야 한다고 일단은 남이 말하고 등 떠밀려서 그렇다고 말하고 싶은데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거나, 아니면 원래부터 할 생각이 없는데 일단 말은 해야 하니까 그렇다고 하죠.
제 주변에 되게 재밌는 친구들이 많은데, 정말 친하게 지내는 친구 하나가 저랑 성향 완벽히 반대인 사람이에요. 저는 일 좋아하고, 반드시 이것 해야 한다고 말하고, 책임감 강하고, 점점 큰일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에요. 좋은 말로 야망이 있는 사람. 반면에 이 친구는 되게 똑똑한데 야망이 없는 사람이에요. "이 정도 돈 받고 집에서 편하게 있다가 오락 좀 하고 사는 게 좋아." 저는 일을 할 때 과정을 빌드하는 반면, 그 친구는 "이거 안 돼. 왜 하려 그래?" 이런 식으로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중요한 건 뭐냐면, 이 친구랑 저랑 되게 잘 지낸다는 거예요. 그 이유가 "나는 이런 사람이고, 나는 주변에서 '이게 좋고 저게 좋고' 얘기하지만, 난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 어찌 보면 자존감이 있는 거죠. "나는 이 방식이 내가 살고자 하는 방법이고, 요 정도만 해도 충분히 살 수 있어. 남한테 피해만 안 주고, 나한테 주어진 일 정도만 하고 집에 갈 거야." 그런 마음가짐과 의견이 뚜렷해요. 이 친구와 회사 다녀봤는데, "그래. 네가 그렇다면 크게 기대하지 않을게. 너는 그 정도 수준이야." 다른 친구들은 야망을 갖고 위로 올라가는 것 보다, 승진도 덜 되고, 봉급 인상도 적지만 그것만으로도 그 친구는 행복한 거예요.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었고, 나한테 행복을 주는 게 뭔지 명확하게 알고, 자존감이 강했어요. 서로 성향이 다르다는 걸 진실로 인정하고 넘어가니까 서로 잘 지낼 수 있던 거였어요.
반면에 "저는 꿈이 있어요. 저는 이게 천직이에요." 이러면서 상대를 믿게 한 다음, 일을 펑크내거나 이상한 일을 하는 걸 계속하다 보면 그 사람하고 어쩔 수 없이 직장이던 개인 관계던 약간은 멀어질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 이유는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지 불편한 거예요. 우리 사회가 단순히 의식주 해결 수준이 아니라, 그보다 좀 더 추상적이고 뜬구름 잡는 꿈과 야망을 되게 중요시하는 사회가 된 건 맞는데, 그로 인해서 오히려 되게 많은 사람한테 피곤해진 부분도 많아지지 않았나 생각해요.
요즘 라이브 방송 때마다 황당한 질문하시는 분들께서 많이 들어와서 이런 이야길 해 봤어요. 오늘의 핵심 주제는 결과적으로 자존감. 그리고 최근에 들은 개념인데 메타 인지 능력이에요. 제가 이해하기로는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 이런 자아 성찰을 잘하는 사람만이 나한테 맞는 것을 찾아간다는 그런 얘기 같아요. 자신을 잘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런 거겠죠? 또 얘기하다 보니까 쓸데없이 인문학으로 빠졌는데, 제 전공은 사실 인문학이었습니다. 포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