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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본격적인 글에 들어가기 전에 디미페이를 먼저 소개할게요. 디미페이는 IT 특성화 고등학교인 디미고(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 교내매점의 간편결제, 내부 관리시스템 프로덕트 패밀리에요. 제가 디미페이의 파운더이자, 수장이자, (제 생각엔) 가장 열심히 구른 사람인것같습니다.. 격식을 갖춰야 할 때는 테크리더, 비교적 가벼운 자리에서는 수장이라고 저를 소개하고 있어요. 이제 진짜로 디미페이에 대한 얘기를 시작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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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페이, 이렇게 시작하긴 했습니다..제가 입학했던 2020년 이후로, 디미고에는 매점이 쭉 있어왔어요. 그리고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오직 현금거래만 가능했습니다. 매점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꼭 현금을 쟁여둬야했어요. 계산대에서 ATM에서 뽑은 만원으로 7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사고 5천원 한 장과 천원짜리 네 장과 백원 세개를 챙겨야 했던거죠. 게다가 계산 대기줄은 길었고, 매점 운영시간이 극적으로 짧은 최악의 환경이였습니다. 오픈런을 해도 아이스크림을 먹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할 정도였어요. 저희가 느낀 매점의 문제는 두가지였어요.
우리가 고안해낸 해결 방법은 “한 사람당 결제 상주 시간을 줄인다”였어요. 그래서 어떻게 구매 시간을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해보았어요. 제 친척중에 편의점을 운영하시는 분이 계셔요. 종종 직원이 펑크를 낼 때는 제가 메우러 근무를 가곤 해요. (제가 느낄 때) 계산을 할 때 가장 편하고 빠른 조합은 아래와 같아요
위 체크리스트에서 냉동식품 판매금지..를 하게 되면 제2차 디미고 학생봉기가 일어날 수 있어서 못하고.. 비교적 접근 가능한 해결 방안인 결제수단을 건드려보기로 했어요. 먼저 매점측에 카드결제를 도입 의사를 여쭤보았어요. 돌아온 답변은 “높으신분들의 지시에 따라서 현금만 받아야 한다” 였습니다. 높으신분을 찾아가서 직접 그 이유를 여쭤보았고, 높으신 분께서는 “카드는 교내에서 도난당했을 때 무단이용한 사람을 가려내기 힘들어서 학교에 적절하지 않다”는 대답을 받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본질적 이슈를 파악했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금보다 빠르고 카드보다 안전한 결제수단”을 만들면 됐어요. 그렇게 우리는 “간편결제 앱”을 만들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물론 이 때 까지만 해도 선생님들, 친구들은 부정적인 시선을 많이 보냈어요. 너희들이 잘 할 수 있겠냐, 대기업이 하는걸 학생들이 어떻게 하냐, 보안이슈 터지면 어떡하냐, 이제 매점에 갈 때도 휴대폰을 들고가야 하냐 등.. 프로젝트를 한다고 했을 때 많은 걱정들을 들었어요. 걱정 없는 서비스를 위해서 정말 많이 노력하였습니다. 그렇게 높으신 분을 설득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어요. 기어고 이 이상한 프로젝트에 대한 허락을 받아내고야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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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가 아마 2021년 5월쯤이였을거에요. 그리고 이 때 까지만 해도 디미페이는 교내 정규동아리의 프로젝트였어요. 저는 그 프로젝트에 객원으로 참여하는 서브멤버 포지션였고요. 그래서 사실 이 때 까지의 내용은 제가 잘 몰라요. 분명 이것보다 많은 일들이 있었을거에요. 그러나 왠지 몰라도, 프로젝트가 동아리에서 독립하게 되었어요. 핵심 인원이 나가게 된 이후에 새로 팀빌딩을 하였고, 본격적으로 디미페이라는 팀 이름으로 프로젝트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이 때 인원은 5명! 그치만 가용인력은 플러터 2명, 프론트엔드 1명, 디자인 2명, 백엔드 2명이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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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30일 높으신분들께도 허락을 받았으니, 이제 실무 당사자들끼리 협의를 해야했어요. 이 프로젝트에서 당사자는 매점의 운영주체였어요. 디미고 매점은 외부업체에서 위탁으로 운영하고 있었어요. 위탁업체의 매점 담당자분과의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누었어요. 여기서 몇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오 저런, 우리는 매점에 포스기가 없는줄 알았어요.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간편결제 시스템을 도입해야하죠? 포스 회사에 물어봐서 “포스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추가하고싶은데, 관련 문서가 있을까요?”하고 물어볼 수도 없는데 말이죠.. 최대한 기존에 사용하던 시스템을 수정하지 않고, 그 위에 디미페이를 얹고 싶었어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오직 빠른 결제”라는 목표와 지금의 시스템은 양립하기 어려워보였어요. 여기서 DIMIPAY의 첫 번째 겨울이 왔습니다… 프로젝트가 넘어질 뻔 했어요 실제로 넘어졌어요. 이 이후로 내부적으로 여러번 논의를 하였지만, 우리가 달성하고 하는 목표에 근접하는 해결 방법은 찾지 못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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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9일 몇 주 쯤 지나서였을까요, 매점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들려왔어요. 그리고 그 뒤에는, 이제 매점 운영 주체가 학교가 되고, 기존 매점보다 큰 곳으로 확장 이전한다는 소식도 따라붙었어요. 그 소식을 듣곤 바로 학교 운영에 어느정도 영향이 있어보이시는 덜 높으신 분(슥선생님!)께 찾아가서 바로 여쭤보았어요. 정말 기쁘게도, 어느정도 계획하고 있는 내용이라는 답변을 받았어요. 그렇게 또 다시 슥 선생님과 여러번 논의를 해보았고, 매점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시스템을 만들어달라는 오더를 받았어요. 디미페이 팀은 매점 간편결제 시스템 뿐만 아니라, 매점 관리 시스템까지 전담하게 되었습니다. 시스템을 제공하는 댓가로, 매점 운영에 대한 권한을 어느정도 부여해주기로 합의했어요. 그렇게 매점을 만드는데 개발팀의 의견을 제안할 수 있게 되었어요. 여러가지 재미난 얘기가 나왔는데, 디미페이의 성격을 다시 한번 뒤집는 의견이 제시되었어요. 매점을 상주 매니저 없이 무인으로 운영하자는거에요! 이에 대해서도 슥 선생님과 많은 얘기를 해보았어요. 실험적이고, 여러 난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무인매점으로 진행을 하는걸로 합의가 되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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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디미페이 프로젝트가 담당해야 했던 부분은 이름에 걸맞게 “결제”뿐이였어요. 우리가 할 일은 학생들에게 거래대금을 받고, 정산일에 매점측에 잘 전달해주면 됐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매점의 모든 부분을 디미페이에서 담당해야하게 되었고, 고려해야 하는 도메인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상품 관리, 재고, 회계, 정산, 쿠폰, 거기에 결제까지 디미페이에서 하게 된거에요! 어느새 결제시스템을 넘어서, 종합적 관리솔루션으로 진화하게 되었습니다. 하마터면 사라질 뻔 했던 프로젝트가 스노우볼이 돼서 돌어왔어요.. 하지만 인원 충원은 없었습니다. 기존 인원 다섯명이 힘을 합쳐서, 이 거대한 솔루션을 만들어야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범위가 페이를 넘어섰을 때 프로젝트 이름을 바꿨어야했어요…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름은 디미페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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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프로젝트의 방향성은 아주 명확해졌어요.
이제 구체적인 기획에 들어갔어요. 우선 우리 서비스를 사용할 사람들부터 생각해보기로 했어요. 분명히 일반 서비스들의 타겟 고객에 대한 고민과는 다른 부분이 있었어요. 디미고 학생 모두가 우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했고, 그렇기에 그 누구도 서비스 운영의 사각지대에 놓이면 안됐었어요. 이는 저희에게는 어려운 문제였어요. 이 문제가 어려웠던 이유중 하나는, 디미고에는 한국 국적이 없는 친구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정말 먼 나라에서 한국으로 온 친구도 있었어요. 자세히는 잘 모르겠지만, 외국의 어떤 단체(학교인지 지역인지 단체인지 잘 모르겠어요)와 협약을 맺어서 한국 고등학교로 유학을 보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학년마다 한두명정도 한국 국적이 없는 학생이 있었고, 그 학생들은 한국의 전화번호도, 통장도 가지고 있지 않았어요 저는 이 소식을 듣자마자, 제가 늘 마음에 품고 있는 한 구절이 떠올랐어요.
어쩌면 우리가 처한 환경에서 간편결제 서비스를 일률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불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외국인 미성년자가 혼자서 통장을, 카드를, 선불카드를, 선불 전자지급수단을 개설할 수 있을까? 여러 금융사에 문의를 많이도 해봤어요. 토스, 페이코, 신한은행, 하나은행, 국민은행,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뱅크.. 국내에서 미성년자 접근성이 어느정도 있는 채널에는 거의 다 물어본 것 같아요.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모두 동일했어요.
정말 전화 한 통 한 통 돌릴 때 마다 가슴이 턱턱 막혔어요. 이대로 디미페이는 끝인가 싶더라고요. 그래서 그 친구들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했어요. 불가능하다면 바로 프로젝트를 그만 둘 생각으로요. 다행히도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카드가 있어서, 그걸 사용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한국 전화번호는 없다는 학생들이 몇 몇 있어서, 서비스 기획에서 이 부분을 꼭 고려해야 했어요. 그래도 한 시름 놓았어요.. 무너질뻔 한 서비스를 어떻게 살려서 다시 끌고 왔는데 미처 고려 못한 부분이 있었다니.. 제 불찰이였습니다ㅜ 이제 서비스 개발에 대한 명분도 생겼고, 모든 학생들에게 도입할 수 있는 환경도 확인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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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7일 잠깐! 여기서 또 작은 일을 하나 벌였어요. 아마 주말이였던 것 같은데, 집에서 네이버 데뷰 2021을 보면서 밥을 먹고 있었어요. [DEVIEW 2021 :: 마스크 쓰고도 나를 찾는 얼굴 인식! FaceSign 네이버 신사옥 입성기](https://deview.kr/2021/sessions/522) 클로바 페이스사인을 소개하는 발표였어요. 클로바 페이스사인은 얼굴로 사람을 식별하는 AI 서비스에요. 마스크를 쓰고도 작동이 가능하대요. 발표를 보다가 완전 꽂혔어요. 아, 이 서비스, 디미페이에 써먹으면 대박.. 난리 나겠다.. 페이스사인에 대한 자료를 찾아봤어요. 딱 뉴스기사 두 개만 나오더라고요. "삼성생명, FaceSign 도입한다"와 "네이버 DEVIEW 체크인에서 시연한 안면인식".. 네이버 클라우드의 공개 서비스인줄 알았는데, 아니라서 조금은 아쉬웠었어요. 그 땐 무슨 자신감이였는지 모르겠지만, 무턱대고 네이버 클라우드에 이메일을 썼어요.
본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매점을 무인으로 전환하기 위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데. 본 솔루션의 인증 서비스에 Clova Face Sign 얼굴인증 솔루션 적용이 가능한지 여부와, 이용 단가를 여쭤보고싶어 문의 남깁니다 … 그리고 다음날 디미페이 정기회의가 있었는데요, 그 때 다른 애들한테 이런걸 도입하고싶다고 말을 했었어요(이미 메일을 보냈다는 말은 안했어요😊). 반응이 굉장히.. 좋지 않았던걸로 기억해요ㅜ… "시도는 좋지만 어떻게 도입할건데? 우리가 어떻게 하겠냐.."라 하더라고요. 사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있긴 했어요. 회사 사업부도 아니고 일개 고등학교 동아리 수준인 우리가, 어떻게 대기업의 내부 API 사용권을 따오겠어요. 뭐 어쩌겠어.. 하고 메일 결과는 기다리고 있지도 않았어요. 근데 메일 답장이 아니라 문자가 오더라고요.
그렇게 페이스사인을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제가 일을 저질러버렸고, 이젠 정말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하기로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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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서비스 기획과 디자인을 동시에 하는 것을 좋아해요. 정말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내가 쓸 이 앱이 어떻게 생겼을지를 상상함과 동시에 그려나가는거에요! 개념을 시각화 한 뒤에 디자인을 보면서 다시 기획을 해나가요. 기획이 나온 후에 다시 디자인을 하고, 물론 기획 후의 디자인은 초기 디자인과 완전히 달라져요 2021년 10월 2일, 이게 초기 디자인이에요. 사실 저는 천편일률적인, 흔히 말하는 “요즘디자인”, 조금 더 직설적이게 말하면 “토스같은” 디자인을 선호하지 않아요. 토스의 디자인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에요. 다른 서비스에서 성공적이게 활용하는 디자인 시스템을 조금의 수정도 없이 거의 그대로 차용하는 서비스들에 거부감이 들 뿐이에요. 각각 삼성금융네트웍스(모니모), KB국민카드(KB페이), 온잇(페이웨이)의 앱 디자인입니다. 정말.. “토스스럽다”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디자인이에요. 저런 앱들을 보면서, 다채로운 디자인을 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맨 위에 첨부한 첫 디자인을 보고 회의를 하면서 기획을 한 뒤에 이런 디자인이 나왔어요. 팀원들은 토스같은걸 좋아하더라고요.. 앱이 너무 요란하대요. 그렇게 디자인 1안이 나왔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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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단게에서 간과하고 있던 내용이 한가지 있었어요. 결제 플로우를 치밀하게 짜지 않았다는거에요. 그냥 “바코드로 결제한다”라는 기본 개념 하나만 가지고 있었고, 그 외에는 하나도 생각해두지 않았어요. 이 결제 플로우를 고민하는게 가장 오래 걸렸던 것 같아요. 쿠폰은 어디서 고르지? 포스? 폰? 언제 결제코드를 찍어? 바코드를 어디에 띄워? 폰? 포스? 승인은 언제 내? 영수증은 어떡하지? 결제 취소는 또 어쩌고? 바코드로 하는건 맞을까? 뭐가 더 편하니, 자연스럽니, 뭐가 당연한거지, 뭐가 어디선 안되지, 그걸 모르는 사람들이 있니..하면서 엄청 싸웠던 것 같아요. 실현할 수 있는 모든 결제 플로우를 생각해냈어요. 지금 생각나는 것 들만 조금 나열해보자면
우리가 최종으로 선택한 조합은 다음과 같아요
(지금과는 달라진 내용이 있습니다) 정말 이거 결정하느라 많이도 싸웠어요. 물론 좋은 뜻으로! 프로토타입을 직접 제작해보면서 어떤 방법이 더 나을지 수도 없이 고민하고, 불편할 사람들이 있진 않을지 끝 없이 고민해서 나온 플로우에요. 당연히 한 번의 회의로는 끝내지 못했고, 몇주동안 계속 고민한 것 같아요. 하루 종일을 디미페이에 잠겨 살면서, 애들한테 물어보기도 하고, 다른 프로덕트들도 분석해보고, 오직 편한 결제만를 위해 고민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고민해야할게 되게.. 되게 많았어요. 스마트폰이 아닌 휴대폰을 쓰는 고삼들도 많았고, 아예 휴대폰이 없는 학생들도 있었고, 휴대폰 번호가 한국번호가 아닌 학생도 있었고, 카드가 없는 학생들도 있었어요. 그래도 디미고 학생들의 공통점이라면, 노트북이 있다는 점이였어요… 오직 “노트북이 있다”를 최저선으로 잡고 구현하려니 참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어요. 스마트폰이 없는 학생은 SMS 인증으로 사용하고, 한국 전화번호가 없는 학생들은 QR이나 페이스사인을 사용할 수 있어요. 카드가 없는 학생은 카카오뱅크 미니 통장을 만들 수 있어요. 시간이 좀 지난 이후에 디자인 컨셉이 몇 번 바뀌었어요. 이런 디자인이였다가 이렇게 지금 디자인까지 왔어요! 저는 분명 토스 베끼는 디자인 싫다고 했는데.. 팀원들의 강력한 권유로 토스같아졌습니다. 저는 사실 지금 디자인보다 이 바로 위의 디자인이 더 마음에 들어요ㅜ 그래도 팀원들이 좋다니까 어쩔 수 없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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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모바일 앱 디자인 컨셉이 확정된 이후에 어드민 페이지와 포스 디자인도 완성했어요 세 플랫폼을 한 번에 디자인하려니까 정말 신나더라고요(반어법입니다😊). 동일한 디자인 시스템이라서 앱만 끝내면 다른데는 쉽게 끝낼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키오스크형 포스는 디자인해본 적 없는 폼팩터라서 오히려 어려웠고, 어드민은 한 화면에 많은 정보를 담아야 했어서 고려해야 할게 많았어요. 디미페이 프로덕트 패밀리를 디자인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건, 균형과 익숙함이였어요. 특히 포스에서요! 기억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한 사람의 결제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함이였어요. 그래서 가장 빠르게, 망설임 없이, 사용자가 원하는 액션을 한번에 해낼 수 있도록 여러 UX 원칙을 고려했어요. 사용자의 시선 흐름, UI 요소의 무게 균형, 인지 부하 제거와 같은 것들이요! 손가락이 따라가는 대로만 하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설계하려고 노력했어요. 사실 프로덕트 디자인에 이렇게 큰 비중으로 기여를 했던 것은 처음이였어요. 페이팀이 처음 시작할 때에는 디자인 잘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님이 같이 계셨어요. 개발자님이 개인 사정으로 나가야 한다고 했을 때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였습니다. 과연 프론트엔드 개발만 해온 내가 디자인을 잘 할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았어요.. 그래도 “오직 유저만!”을 생각해서 고치고 또 고치다 보니, 제법 앱같은 디자인이 나와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만든 디자인이 훌륭한 UI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제가 보기에도 시각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아요. 특히 결제 단말기는 처음 디자인해보는 폼팩터였고, 참고할 자료나 사용 경험도 많지 않았어서 아직까지도 마음에 아쉽게 남아있습니다.. 그래도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혼자서 열심히 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넵 죄송합니다 할 말이 없습니다 못난 프로덕트 만들어서 ㅜㅜㅜㅜㅜㅜㅜ 죄송합니다 많이많이 고쳐주세요 디자이너님 가만히 있을게요 역시 이 세상은 디자이너가 바꾸는 것 같습니다 어디 감히 개발자가 깝치리이오 디자이너님들 존경합니다!!… 팀 신규 충원 이후에 대단한 디자이너 후배님들이 함께해주셔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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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 하드웨어 얘기를 안했네요! 디미페이에서는 몇몇개의 장비를 사용하고 있어요. 결제 단말기 * 2
매장 관리용 단말기
결제 단말기를 구성하는데도 참 많은 시간이 들었어요… 대략 이정도의 후보가 있었어요
저는 갤럭시 탭 S7 FE로 하고싶었어요. 화면도 크고, 고장 났을 때 수리 부담도 적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무엇보다 크롬이 돌아가서 제가(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디버깅하기 편했어요. 하지만 “예쁘다”는 이유로 아이패드를 구매했어요. 뭐 예쁘면 됐죠.. 디버깅이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괜찮아요. 예쁘더라고요. 포스 소프트웨어 디자인과도 어느정도 잘 어울렸어요. 특히 스탠드 디자인이 아주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아이패드의 메탈과 하나가 되는 이 스탠드의 디자인이 예쁜 포스에 아주 지대한 공을 세웠다고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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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이젠 다시 페이 개발 얘기를 해볼게요. 이제 어느정도 서비스의 윤곽이 잡히고, 정말 런칭만을 위해서 달려가던중이였어요. 페이 앱결제는 PG를 통해서 온라인결제의 형태로 결제를 하고자 했어요.
그러나 생각보다 PG 가입 절차가 오래 걸리더라고요.. 디미페이가 일반 사업자가 아니라 교내 사회적협동조합이였어서 고려할게 많았던것같아요. 그렇게 디미페이 시스템은 준비를 거의 해두었고, PG 가입 완료만을 기다리며 애 기능들의 완성도를 높혀가고 있었어요. 그러나 PG 가입이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많이 길어지게 되었고, 교장선생님을 포함하여 다른 분들에게 무언의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었어요. 슥선생님께서 “이번 달 까지 완성하지 못한다면 상용 포스를 도입하고 디미페이 프로젝트는 없던 걸로 하겠다”라는 말을 들었고, 이제는 결단을 내야될 때가 왔다고 생각했어요. 매점 운영을 좀 더 미루고 PG를 껴서 온전하게 오픈을 할지, 혹은 디미페이 없는 매점을 만들지요. 저희는 그 둘중 어느 것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생각해낸건 “PG가 없는 디미페이를 만들기”였어요. 최대한 외부 절차를 배제하고, 우리가 가지고있는 재원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보기로 했어요. 링크페이, 페이앱 등의 개인간 카드거래 솔루션부터, 제로페이 오프라인 결제 가맹까지 여러 수단을 고민해보았어요. 그중 “QR을 통한 계좌이체”가 우리 니즈에 맞았어요. 별도 가입이 필요 없고, 돈을 받을 계좌만 있으면 바로 도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특히 토스에서는 송금할 금액도 지정해서 QR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토스 QR을 이용해서 결제를 받기로 결정했어요. 그러나 이러한 결정을 하고 난 뒤에는 마음이 결코 편하지 않았어요. 만 17세 미만의 사용자는 법정대리인의 인증이 있어야만 토스 앱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 법정대리인에게 한국 전화번호가 없다면 인증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에요. 이로 인해서 매점에서 결제를 할 수 없는 학생들이 소수 생겼어요. 물론 이러한 소수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당장 휴대폰이 없다면 결제를 할 수 없기도 했고요. 당장 저만해도 3학년 2학기때 스마트폰을 없앴으니까, 매점에 갈 수 없던거에요. 그 누구도 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놓이면 안된다고 분명히 생각하고 있었어요. 지금 상황에서는 토스QR이 정말 어쩔 수 없이 최후의 수단으로 해낸 결정이였어요. 그러나 이러한 결정이 누군가에겐 박탈감으로 다가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토스QR 결제를 구현하는 동안 마음이 정말 아팠어요. 어떻게든 지키려고 애썼던 원칙이 한 순간에 무너져내렸으니까요. 이 글은 토스QR 도입 결정 후 제가 배포했던 공지의 서문이에요.
…유의하셔야 할 부분은 "결제는 오직 디미페이 앱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디미페이 팀에서는 모든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매점을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저는 매점 가오픈 이후 앱결제를 런칭하기 전까지, 매점을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했어요. 모두가 즐기고 있는 매점이 다수에게만 주어지는 특혜라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았어요. 누군가는 유난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어요. 단지 몇 명의 학생때문에 다수가 손해를 보고 있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서비스 가용성이 유난이라면, 저는 평생을 유난을 떨며 살고싶습니다. 위에서 말했듯, 한국의 IT 업계는 소수자에게 너무 각박해요. 개발자에게는 기술의 가치를 지금보다 더 널리, 모두에게 보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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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전 딱 여기까지 참여했어요! 토스QR결제까지만 작업해두고, 다가오는 수능에 압박을 느껴 더 이상 팀 활동을 이어가기 어려웠습니다. 사실 이 글은 팀 활동을 그만두자마자 작성을 시작해서, 수능 공부중에 페이가 생각날 때 마다 짬짬히 작성했어요. 페이를 시작한지 무려 1년 반 정도가 되었네요. 한게 별로 없는줄 알았는데, 하나하나 되돌아보니까 정말 많은걸 해왔군요… 디미페이란 프로젝트는 “이게 되네?”의 연속으로 만들어낸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매점에 간편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허락 받을줄도 몰랐고, 네이버와 페이스사인 기술을 공유하게 될줄도 몰랐고, 무인결제 시스템이 될줄도 몰랐어요. 시작은 누군가의 농담이였지만, 여러 학생들이 공감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프로덕트가 되었고, 지금은 학생들의 행복을 담당하는 공간이 되었어요. 페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하면 된다!”라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어요. 덕분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고, 이젠 디미페이를 떠나서 제 다른 망상들을 더 크게 실현시켜보려고 해요. 물론 디미페이에서의 제 역할은 여기까지이지만, 디미페이 프로젝트는 앞으로 계속됩니다. 앞으로도 디미페이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가져주세요! 제게 디미고는 디미페이로 기억될 것 같아요. 2년동안 재밌게 놀다 갑니다! 디미페이 수장 정한이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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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떠나기 약간 아쉬우니까 썰 하나 풀자면.. 페이 프로젝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역시 토스QR결제 런칭..이였던것같아요,,,, 인증결제로 만들어둔 프로덕트를 익명결제로 돌리려니 정말 난감했어요ㅜ 우리가 생각한 방법은 “익명을 대표할 사용자와 결제수단를 하나 만들고, 모든 결제를 그 사용자에게 묶어두기!!”였습니다. 이렇게 프로덕트를 최대한 유지하려고 하던 와중에도 알 수 없는 오류는 계속 터지고, 서버는 죽고, 디비는 꼬이고, 아주 난리였어요.. 또 위에서는 빨리 하라고 압박주고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어찌어찌 잘 구현은 했네요, 그렇게 몇 달 잘 굴러간게 신기합니다. 사실 잘 굴러가진 않았던 것 같아요. 오류도 많고 자꾸 죽고 에휴 그냥 디미페이 절망편이였어요 프로덕트에는 매니저님이 송금 사실을 확인하고 인증 바코드를 찍어주는 식으로 구현이 됐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 전에 우리의 실험적인 도전이 하나 있었어요. 송금확인을 백엔드에서 자동으로 하는거에요. SMS 가로채기, 은행 크롤링 등 여러 방법을 고민해봤고, 그중 모바일뱅킹 입금알림을 후킹해보기로 했어요. 안드로이드 폰에 스타알림 앱을 깔고, 수많은 알림 후킹 앱을 통해 서버로 알림을 전송하고, 내용을 파싱해서 입금 사실을 확인하기로 한거죠. 이거 테스트 할 때는 꽤 멋졌어요! 송금 QR을 읽고 / 돈을 보내고 / 결제 완료! 라는 이상적인 플로우를 만들었었어요. 근데 왜 안했을까요.. 잘 안됐으니까.. 알림 후킹이 너어어어무 불안정해서 자꾸 죽어버리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수동확인으로 바꿨어요. Cloudflare Workers와 KV로 후킹서버를 만들고, 실제로 테스트하긴 힘드니까 가상 결제도 만들고, 잔액관리도 하고.. 프론트엔드에 SSE도 만들어보고!! 구현하는건 나름 꽤 재밌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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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건 아는 사람은 아는건데, 포스에 비밀커맨드가 있어요. 포스 소스코드를 뒤져보면, 유용한 (혹은 쓸데없는) 일을 하는 몇가지 커맨드를 찾을 수 있을거에요. 아무도 이 커맨드를 모르게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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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 무인 간편결제 및 관리시스템 개발팀 디미페이를 만든 정한입니다.
디미페이의 첫 삽을 뜬게 지난달같아요. 벌써 떠나야 할 때가 왔다니 거짓말같아요. 그래도 디미페이를 처음부터 만들면서 배운게 참 많아요. 오늘은 디미페이를 시작하고 완성하는 중에 있던 이야기들을 조금씩 해보려 해요.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던 얘기를 한번에 풀어놓으려니, 조금은 떨리기도 해요. 그래도 프로젝트중에 있던 희로애락을 모두 담아보려고 합니다. 재밌게 읽어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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